형사사건 무죄 받고 성공보수 안 줘도 될까? 2015년 전합 판결과 최근 판결 정리

 📝 판례의 변경 및 현재는?

① 대법원은 2015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형사사건의 성공보수 약정은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라고 선언했습니다(2015다200111).

② 그런데 서울중앙지법은 올해 1월, 무죄 판결을 조건으로 한 성공보수 약정을 유효로 인정하며 "일률적 무효가 아니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2025나7739).

③ 판례 변경은 대법원 전원합의체만 할 수 있으므로 최종 결론은 대법원에 달려 있고, 그 전까지 형사 성공보수 약정에는 법적 불확실성이 남습니다.

형사사건 수임계약을 할 때마다 의뢰인들께 설명해 드리는 것이 있습니다. "형사사건은 성공보수 약정을 해도 무효입니다." 2015년 이후 변호사라면 누구나 하는 안내인데, 최근 이 전제를 정면으로 흔드는 하급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10년간 유지된 판례가 어떤 논리로 만들어졌고, 왜 다시 논쟁이 됐는지, 의뢰인과 변호사는 각각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위임계약서의 보수 조항을 확인하며 서명하는 모습

AI로 생성한 연출 이미지이며 실제 인물·계약과 무관합니다.

1. 2015년 전원합의체: 형사 성공보수는 왜 무효가 됐나

본래 판례는 형사사건 성공보수도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다21249 판결 등). 이를 뒤집은 것이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다200111 전원합의체 판결입니다. 무죄·집행유예·보석 석방처럼 의뢰인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으려는 변론 자체는 정당하지만, 수사와 재판의 '결과'를 돈과 결부시키는 약정은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을 해치고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것입니다.

논거의 핵심은 형사절차의 특수성입니다. 형사사건의 결과는 법관과 검사의 판단에 달려 있는데, 거액의 성공보수가 걸리면 변호사는 담당자에게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고, 의뢰인은 "돈을 걸면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그릇된 기대를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구속을 눈앞에 둔 의뢰인이 과다한 보수를 약속할 수밖에 없는 궁박한 처지도 지적됐습니다. 특기할 점은 효력의 시적 범위입니다. 대법원은 혼란을 막기 위해 판결 선고 이후 체결된 약정부터 무효가 된다고 하여, 이례적인 장래적 판례 변경의 방식을 취했습니다. 민사사건의 성공보수는 지금도 유효하며, 다만 부당하게 과다한 보수는 신의칙에 따라 감액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6다35833 전원합의체 판결).

2. 10년의 논쟁: 무효론과 유효론

2015년 판결은 선고 직후부터 찬반이 갈렸습니다. 학설도 전면 무효론, 전면 유효론, 그리고 결과의 유형에 따라 나누어 보자는 절충론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쟁점을 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구분무효론 (2015 전합)유효론 (비판적 견해)
공공성결과와 돈의 결부는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윤리성 훼손성실한 변론의 유인 제공, 위임계약은 사적 자치의 영역
사법 신뢰"돈으로 결과를 산다"는 인식으로 형사사법 신뢰 실추재판 결과는 변론 활동으로 형성되는 측면이 크고, 사법 투명성도 과거보다 개선
의뢰인 보호궁박한 처지의 의뢰인에게 과다 보수 강요 우려착수금만 높아져 자력 없는 의뢰인의 조력 접근이 어려워지는 부작용

형사 성공보수 약정을 둘러싼 견해 대립

3. 최근 판결: "일률적 무효가 아니라 개별 판단"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부는 2026. 1. 23. 이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습니다(2025나7739 판결). 사안은 이렇습니다. 1심에서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의뢰인이 법무법인과 항소심 위임계약을 맺으면서, 착수보수 3,000만 원 외에 '전부 무죄 등이 선고되면 3,000만 원을 추가 지급'하기로 약정했습니다. 항소심에서 전부 무죄가 선고되고 대법원에서 확정되자, 의뢰인은 "형사 성공보수 약정은 무효"라는 2015년 전합 법리를 들어 지급을 거절했고, 1심은 실제로 그 법리에 따라 법무법인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은 1심을 뒤집고 약정이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성공보수 약정이라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공공성 훼손이라 단정할 수 없고, 해당 약정이 변호사에게 위법·부당한 수단을 동원하도록 유인하는지, 형사사법의 공정성을 실질적으로 해칠 위험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죄를 받아 놓고 기존 판례를 방패 삼아 약정금 지급을 거절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는 지적도 덧붙였습니다.

4. 검토: '성공'의 유형에 따라 달리 볼 문제

개인적으로는 성공의 내용을 나누어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죄·공소기각·면소처럼 법률상 책임 자체가 부정되는 결과는 변호사의 정당한 변론이 만들어 낸 성과로 평가할 수 있어, 이를 조건으로 한 약정까지 사회질서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유죄를 전제로 형량만 낮추는 결과(집행유예·감형 등)를 조건으로 하면, 재량 판단의 영역에 돈이 개입한다는 의심에서 자유롭기 어려워 무효로 볼 여지가 큽니다. 이번 판결의 사안은 전부 무죄를 조건으로 한 전형적인 전자의 경우였습니다.

성공 조건의 유형평가이유
무죄·공소기각·면소 등 법적 책임의 부정유효 가능성정당한 변론의 성과로 평가 가능, 부정한 수단 개입 의심 어려움
중한 죄명에서 가벼운 죄명으로의 인정(공소장 변경 등)유효 가능성법률적 공방의 결과로 볼 수 있음
집행유예·선고유예·감형 등 양형상 이익무효 위험재량 판단 영역과 금전의 결부, 사법 신뢰 훼손 우려가 큼

성공 조건 유형별 검토 (학설상 절충론의 관점이며, 최종 판단은 대법원에 달려 있음)

5. 실무에서 유의할 점

⚖️ 지금 단계에서 기억할 세 가지

1) 판례 변경은 대법원 전원합의체만 할 수 있습니다. 하급심 판결이 이어져도 2015년 전합 법리는 아직 살아 있으므로, 형사 성공보수 약정에는 무효 위험이 남아 있다는 전제로 계약을 설계해야 합니다.

2) 의뢰인 입장에서는 약정의 조건(무죄인지, 집행유예인지)과 금액 산정 방식을 계약서에서 확인해야 하고, 결과를 얻은 뒤 무효를 주장하는 전략은 이번 판결처럼 신의칙 위반으로 배척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3)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에도 이미 지급한 보수의 반환 범위, 착수금과의 관계 등은 사안마다 다르게 정리되므로, 분쟁이 생기면 약정서와 지급 경위 자료를 갖춰 상담을 받는 것이 우선입니다.


6. 자주 묻는 질문(FAQ)

Q. 민사사건 성공보수도 무효인가요?

A. 아닙니다. 2015년 전합 판결은 형사사건에 한정된 것이고, 민사·가사·행정사건의 성공보수 약정은 유효합니다. 다만 보수가 부당하게 과다하면 법원이 신의칙에 따라 감액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6다35833 전원합의체 판결).

Q. 2015년 이전에 맺은 형사 성공보수 약정은 어떻게 되나요?

A. 대법원은 혼란 방지를 위해 2015. 7. 23. 판결 선고 이후 체결된 약정부터 무효로 보았습니다. 그 이전에 체결된 약정은 그 사정만으로 무효라고 단정되지 않습니다.

Q. 이번 서울중앙지법 판결로 이제 형사 성공보수를 약정해도 되나요?

A. 아직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하급심 판결은 대법원 판례를 변경하는 효력이 없고, 이 사건이 상고심으로 가면 대법원이 전원합의체에서 다시 판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는 무효 위험을 감안한 신중한 계약 설계가 필요합니다.

마무리하며

2015년 전합 판결은 형사사법의 신뢰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한 결단이었지만, 10년간의 실무는 착수금 인상과 조력 접근성 저하라는 그늘도 보여 주었습니다. 이번 서울중앙지법 판결은 '일률적 무효'에서 '개별적 판단'으로의 전환을 제안한 것으로, 공은 대법원으로 넘어갔습니다. 성공보수를 둘러싼 분쟁의 답은 언제나 계약서에 있습니다. 조건과 금액이 명확하고 합리적인 약정이야말로 의뢰인과 변호사 모두를 지키는 길입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인용한 법령과 판례는 작성 시점(2026. 7.)을 기준으로 하며(하급심 판결은 상급심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 사건은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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