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지원금을 잘못 받으면 돌려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원금 환수에 더해 부정이익의 최대 5배에 이르는 제재부가금, 그리고 사기죄 형사처벌까지 세 갈래로 책임이 따라옵니다. 실제 지원 자격이 있었더라도 서류를 부풀렸다면 받은 돈 전부가 사기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태도입니다. 아래에서 어디까지가 문제 되는지 판례와 함께 짚어 드립니다.

2. 창업지원금 부정수급이란 무엇인가
3. 세 갈래로 날아오는 제재: 환수·제재부가금·형사처벌
4. 자격이 있어도 처벌될까: 핵심 판례 정리
5. 보조금이냐 출연금이냐: 최근 대법원 판단
6. 실제 처벌·환수 사례
7. 부정수급을 예방하는 실무 수칙
8. 조사나 처분을 받게 되었다면
9. 자주 묻는 질문(FAQ)
1. 실무에서 자주 보는 부정수급 유형
제 경험상, 창업지원금 부정수급으로 조사를 받는 분들 대부분은 처음부터 나랏돈을 노린 사람이 아닙니다. "이 정도는 관행"이라는 말을 믿었거나, "어차피 우리는 받을 자격이 있으니 괜찮다"고 스스로 합리화하며 서류를 조금 손봤다가 형사사건의 피의자가 됩니다. 사업 자금이 급한 창업 초기일수록 이런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뒤에서 보듯 법원은 "자격이 있었는지"와 "속였는지"를 철저히 나누어 판단합니다. 먼저 실무에서 가장 자주 마주치는 유형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 일하지 않은 사람을 근무한 것처럼 등록해 인건비성 지원금을 받는 경우
• 실제 지출보다 공사비·용역비를 부풀린 허위 계약서·세금계산서를 제출하는 경우
• 지원 대상이 아닌 용도에 쓰고 증빙만 맞춰 놓는 목적 외 사용
• 같은 지출을 여러 사업에 중복 청구하는 경우
이 네 가지는 뒤에서 볼 법 조항과 판례가 정면으로 겨냥하는 행위들입니다. 문제는 "실제로는 받을 자격이 있었다"는 항변이 생각만큼 통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2. 창업지원금 부정수급이란 무엇인가
창업지원금은 예비창업패키지, 초기창업패키지, 청년창업사관학교처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창업을 촉진하기 위해 지급하는 자금을 통칭합니다. 법적으로는 재원의 성격에 따라 보조금과 출연금으로 나뉘고, 이 구분이 뒤에서 볼 처벌 조항을 좌우합니다.
부정수급의 핵심 개념은 "거짓 신청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입니다. 법원은 이를 "정상적인 절차로는 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데도 위계 등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지급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 봅니다(대법원 2001. 1. 5. 선고 99도4101 판결). 쉽게 말하면, 심사자가 진실을 알았다면 주지 않았을 돈을 받아 낸 것이 부정수급입니다.
여기서 자주 나오는 용어부터 풀어 두겠습니다. 보조금은 국가가 민간이 하는 사무나 사업을 돕기 위해 대가 없이 내주는 돈으로,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습니다. 출연금은 연구개발이나 특정 목적 수행을 위해 국가재정법 제12조에 근거해 지급하는 돈으로, 근거 법률과 관리 체계가 다릅니다. 환수는 잘못 지급된 돈을 되돌려 받는 행정처분, 제재부가금은 환수와 별도로 부정행위에 물리는 일종의 행정 제재금입니다. 이름은 비슷해 보여도 적용 법률과 다투는 절차가 전혀 다르므로, 자신이 받은 돈이 어떤 성격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대응의 첫걸음입니다.
3. 세 갈래로 날아오는 제재
부정수급이 확인되면 하나의 사건에서 성격이 다른 세 가지 책임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을 받았다고 환수가 면제되지 않고, 환수를 당했다고 형사책임이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 구분 | 근거 법률 | 내용 |
|---|---|---|
| 환수 | 공공재정환수법 제8조 | 부정하게 받은 원금과 이자를 되돌려 받는 행정처분(의무 규정) |
| 제재부가금 | 공공재정환수법 제9조 | 환수에 더하여 부정이익 가액의 5배 이내에서 부과 |
| 형사처벌 | 형법 제347조 공공재정환수법 제28조의2 | 사기죄(10년 이하) 또는 부정청구죄(3년 이하) 등 |
| 부수 제재 | 각 사업 관리규정 | 지원금 지급 취소, 향후 정부지원사업 참여 제한, 명단 공표 등 |
제재부가금은 부정청구의 유형에 따라 부과율이 다릅니다. 실무에서 다투는 지점이 바로 "우리 사안이 허위청구인가, 과다청구인가"입니다.
| 부정청구 유형 | 부과율 |
|---|---|
| 허위청구 | 부정이익의 500% |
| 과다청구 | 부정이익의 300% |
| 목적 외 사용 | 부정이익의 200% |
※ 공공재정환수법 시행령상 부과 기준. 사소한 부주의나 과실로 인정되면 감경·면제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9조 제1항 단서).
숫자로 보면 부담의 크기가 확 와 닿습니다. 예를 들어 실제 지출이 1,000만 원인데 계약서를 3,000만 원으로 부풀려 지원금 3,000만 원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부풀린 2,000만 원이 부정이익으로 잡히면 그 원금이 환수되고, 여기에 허위청구로 인정될 경우 최대 5배의 제재부가금이 더해질 수 있습니다. 형사절차에서는 편취액이 차액 2,000만 원이 아니라 받은 지원금 전액인 3,000만 원으로 산정됩니다. 처음 손에 쥔 돈보다 훨씬 큰 금액을 되돌려 주고, 형사처벌까지 감수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금전적 부담만 문제가 아닙니다. 부정수급이 확정되면 해당 지원사업의 지급 결정이 취소되고, 상당 기간 정부·지자체의 각종 지원사업 참여가 제한되며, 사안에 따라 부정수급자 명단이 공표되기도 합니다. 창업 초기 기업에는 자금 회수보다 이 '기회의 박탈'이 더 뼈아픈 타격이 됩니다. 한 번의 무리한 신청이 앞으로 받을 수 있었던 정당한 지원의 문까지 닫아 버릴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자격이 있어도 처벌될까: 핵심 판례
가장 오해가 많은 부분입니다. "결과적으로 받을 수 있는 돈이었으니 죄가 안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법원은 상황을 나누어 봅니다.
(1) 자격이 있고 정당한 금액을 받았다면 부정수급이 아니다
지원 대상이 되는 사업에 대해 받을 자격이 있는 정당한 금액을 받았다면, 신청 과정에 다소 절차 위반이 있었더라도 부정수급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대법원 2001. 1. 5. 선고 99도4101 판결). 보호법익이 "국가 재정"이므로, 재정에 실제 손해가 없다면 처벌 대상에서 벗어날 여지가 있다는 취지입니다.
(2) 그러나 서류를 부풀렸다면 받은 돈 '전부'가 사기죄
여기서 결론이 갈립니다. 어느 회사가 고용환경개선지원금을 신청하면서 방수공사 대금을 빼고 다른 공사비를 부풀린 허위 계약서를 제출해 5,600만 원을 받은 사건이 있습니다. 법원은 "실제 지출액을 보면 그 지원금을 받을 자격 자체는 있었다"며 보조금관리법 위반은 무죄로 보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부풀린 허위 계약서 때문에 심사기관이 제대로 조사·판단할 기회를 빼앗겼다"며 지급받은 지원금 전액에 대해 사기죄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부산지방법원 2016. 5. 26. 선고 2015노4075 판결).
이 판결이 실무에 주는 교훈은 분명합니다. 받을 자격의 유무와 사기죄 성립은 별개라는 것입니다. 진실을 감추는 허위서류가 심사 판단의 기초를 흔들었다면, 그 자체로 기망행위가 됩니다.
(3) 편취액은 '대가를 뺀 차액'이 아니라 받은 돈 전부
"실제 사업에 쓴 돈을 빼면 남는 게 없다"는 항변도 자주 나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기망으로 금원을 교부받으면 그 자체로 재산 침해가 성립하고, 대가가 일부 지급되었더라도 편취액은 차액이 아니라 교부받은 금액 전부라고 봅니다(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5도10570 판결). 부풀려 받은 지원금 전체가 편취액이 되므로, 피해 규모가 커지고 형량에도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지금까지의 판례를 인정·불인정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사건번호 | 쟁점 | 결론 |
|---|---|---|
| 대법원 99도4101 | 자격 있는 사업에 정당한 금액 수령 | 부정수급 부정 |
| 부산 2015노4075 | 자격은 있으나 허위 계약서로 부풀림 | 사기죄 인정 |
| 대법원 2015도10570 | 편취액 산정(대가 공제 여부) | 전액 인정 |
5. 보조금이냐 출연금이냐: 최근 대법원 판단
지원금의 재원이 무엇이냐에 따라 적용 법률이 달라진다는 점도 실무상 매우 중요합니다. 중소기업청 창업 인턴 지원 사업비를 부정하게 받아 보조금관리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에서, 대법원은 그 인턴 활동비가 국가재정법 제12조에 따른 '출연금'을 재원으로 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어 보조금관리법상 '보조금'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유죄 원심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25. 1. 23. 선고 2022두2278 판결).
⚠️ 다만 안심은 이릅니다. 2020년 1월부터 시행된 공공재정환수법은 보조금과 출연금을 모두 '공공재정지급금'으로 묶어(제2조 제5호), 부정청구 시 환수·제재부가금·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출연금이라는 이유로 보조금관리법을 피하더라도, 공공재정환수법과 형법상 사기죄의 그물은 그대로 남습니다.
그렇다면 이 구분은 왜 중요할까요. 적용 법률이 달라지면 처벌 조항과 법정형, 다툴 수 있는 쟁점이 함께 바뀌기 때문입니다. 보조금관리법이 적용되면 같은 법 제40조 위반이 문제 되지만, 그 돈이 출연금이라면 해당 조항 자체가 적용되지 않아 방어의 여지가 생깁니다. 다만 2020년 이후의 사안이라면 재원이 무엇이든 공공재정환수법이 포괄적으로 적용되므로, "우리가 받은 돈의 법적 성격이 무엇인지"를 초기에 정확히 규명하는 작업이 대응 전략의 출발점이 됩니다. 이 판단은 관계 법령의 체계적 해석이 필요한 영역이어서, 재원의 근거 조문과 예산 계상 방식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6. 실제 처벌·환수 사례
법정형이 가볍지 않습니다. 허위 증빙서류를 제출해 정부 보조금을 부정 수령한 사안에서 법원은 보조금관리법 위반과 사기죄를 인정해 징역 8월을 선고한 예가 있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2023. 11. 16. 선고 2023고단2065 판결). 앞서 본 2015노4075 사건에서도 범행을 주도한 브로커에게 실형(징역 1년 3월)이 선고되었고, 사업주들에게는 지원금의 2배에 이르는 추징이 뒤따랐습니다.
정리하면, 실제 이득이 크지 않았더라도 부풀린 지원금 전액이 편취액으로 잡히고, 여기에 환수와 제재부가금까지 더해지면 처음 받은 돈의 몇 배를 토해 내는 결과가 됩니다.
양형에서 법원이 눈여겨보는 요소도 미리 알아 두면 도움이 됩니다. 편취액의 규모, 범행이 반복적·조직적이었는지, 허위 계약서나 가공 금융자료를 만드는 등 수법이 치밀했는지, 그리고 사후에 피해가 회복되었는지가 형의 무게를 가릅니다. 실제로 앞서 본 사건들에서도 지원금과 추징금을 성실히 납부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사업주에게는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가, 범행을 기획하고 이득을 챙긴 주도자에게는 실형이 선고되었습니다. 초기에 피해 회복과 반성의 자료를 갖추는 노력이 결과를 상당히 바꿀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7. 부정수급을 예방하는 실무 수칙
사후 대응보다 훨씬 값싼 것이 예방입니다. 상담 과정에서 반복해서 확인하게 되는 실무 수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신청 단계에서 이 네 가지만 지켜도 형사사건으로 번지는 상황은 대부분 피할 수 있습니다.
• 인건비는 실제 근로 사실로만 청구한다. 근무하지 않은 사람을 명부에 올리는 순간 허위청구가 됩니다.
• 용도를 벗어난 집행은 사전에 변경 승인을 받는다. 목적 외 사용은 그 자체로 제재 대상입니다.
• 계획 변경이 생기면 절차를 밟아 기록으로 남긴다. 절차를 지키면 "받을 자격이 있었다"는 사정을 입증하기 쉬워집니다.
특히 브로커나 컨설팅 업체가 "이렇게 하면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며 서류 작성을 대행하겠다고 접근하는 경우를 조심해야 합니다. 앞서 본 2015노4075 사건처럼, 브로커의 제안에 응한 사업주들도 공동정범으로 처벌받고 지원금의 몇 배를 추징당했습니다. 서류에 도장을 찍는 최종 책임은 신청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8. 조사나 처분을 받게 되었다면
• '자격이 있었다'는 사정을 증빙으로 확보하세요. 부정수급 자체를 다투거나 최소한 양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 환수·제재부가금 처분은 다투는 절차가 따로 있습니다. 과실 감경 사유(제9조 단서) 주장 여부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 형사와 행정을 함께 설계하세요. 한쪽 대응이 다른 쪽 결론에 영향을 주므로 초기에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9. 자주 묻는 질문(FAQ)
Q. 지원금을 다 돌려주면 형사처벌은 면하나요?
A. 아닙니다. 환수는 행정상 조치이고 사기죄는 별개입니다. 다만 자진 반환과 피해 회복은 양형에서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Q. 실제로 사업에 다 썼는데도 문제가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허위서류로 심사 판단을 왜곡했다면, 받은 지원금 전액이 편취액으로 인정됩니다(대법원 2015도10570).
Q. 직원이 서류를 꾸민 것인데 대표도 책임지나요?
A. 공모나 묵인이 인정되면 공동정범(형법 제30조)으로 함께 처벌될 수 있고, 법인은 양벌규정으로 벌금 대상이 됩니다.
Q. 컨설팅 업체가 대신 신청해 준 것도 제 책임인가요?
A. 그렇습니다. 대행 여부와 관계없이 최종 신청 명의자가 책임을 집니다. 업체가 부풀린 서류를 제출했더라도 신청자가 함께 형사·행정 책임을 질 수 있으므로, 대행을 맡기더라도 증빙의 진실성은 반드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Q. 조사 통지를 받았는데 아직 처분 전입니다. 지금 뭘 해야 하나요?
A. 진술 전에 실제 지출과 신청 내역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받을 자격이 있었음을 뒷받침할 증빙을 모으는 것이 우선입니다. 형사와 환수·제재부가금 절차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므로, 초기에 함께 방향을 잡는 것이 안전합니다.